광고를 줄인 해, 이익이 오른 회사는 절반
안 줄인 회사와 같다
소비재 5개 업종 314곳 · 회사-연도 628 · 감사보고서 세 해치
힘들 때는 광고부터 줄인다.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빨리 잠글 수 있는 밸브가 광고비라서, 줄이면 그만큼 이익이 돌아온다고들 한다. 소비재 회사 314곳의 감사보고서 세 해치에서 광고를 20% 넘게 줄인 해 104건을 골라, 그해 이익이 올랐는지 봤다. 절반(55%)이었다. 광고를 안 건드린 해는 48%, 20% 넘게 늘린 해는 50%. 셋이 같다. 광고비는 이익을 조절하는 밸브가 아니었다. 장사가 어떤지 보여 주는 온도계에 가까웠다.
01무엇을 쟀나
화장품·식품·음료·건강기능식품·전자상거래 다섯 업종의 외부감사 회사에서, 회사마다 세 해의 매출과 광고비와 영업이익을 감사보고서 원문에서 읽었다. 영업이익은 장사로 남긴 돈이다. 매출 100 중 영업이익이 몇인지를 영업이익률이라고 부른다. 광고비는 감사보고서의 광고선전비 계정만 셌다.
업종 코드는 같아도 실제로는 제약사나 도료 회사인 곳을 뺐다. 세 해 중 한 해라도 매출이 30억보다 적거나 광고비가 0인 회사도 뺐다. 기준이 0이면 몇 % 늘었는지를 셀 수 없어서다. 남은 회사가 314곳이고, 회사마다 2024년과 2025년 두 번의 변화가 있으니 628건을 본다.
628건을 세 칸으로 나눴다. 줄인 해는 광고비가 전년보다 20% 넘게, 금액으로도 1억 넘게 줄어든 해다(104건). 안 건드린 해는 광고비 변화가 20% 안쪽인 해(239건), 늘린 해는 20% 넘게, 1억 넘게 늘어난 해(199건)다.
02줄여도 절반이다
| 건수 | 영업이익이 오른 회사 | 영업이익률 변화 (가운데) | 매출 변화 (가운데) | |
|---|---|---|---|---|
| 광고를 20% 넘게 줄인 해 | 104 | 55% | −0.19p | −5.2% |
| 안 건드린 해 | 239 | 48% | −0.33p | +0.6% |
| 20% 넘게 늘린 해 | 199 | 50% | −1.05p | +7.1% |
그림 1 · 영업이익이 오른 회사 비율. 줄인 해 55%, 안 건드린 해 48%, 늘린 해 50%. 가는 선은 이 숫자가 흔들릴 수 있는 폭이고 셋이 겹친다
광고를 20% 넘게 줄인 해에 이익이 오른 회사는 55%다. 안 건드린 해는 48%다. 7포인트 차이처럼 보이지만, 104건으로는 이 정도 차이를 우연과 가를 수 없다. 그림의 가는 선이 겹치는 게 그 뜻이다. 그래서 이 글은 "줄여도 절반은 이익이 안 돌아왔다"는 관측까지만 말한다.
늘린 해를 거울로 놓으면 차이가 보인다. 늘린 해에는 매출이 7.1% 오르고 이익률은 1.05p 내려간다. 이건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크기다. 줄인 해의 이익률은 오히려 0.19p 내려갔다. 늘리면 이익률이 빠지는 건 보이는데, 줄이면 돌아오는 건 안 보인다.
광고를 줄인 해에 이익이 오른 회사는 절반이다. 안 줄인 해와 같다.
03광고는 작고 장사는 크다
왜 그럴까. 광고를 20% 넘게 흔든 해만 모아서, 광고비가 매출의 몇 %만큼 움직였는지와 영업이익이 매출의 몇 %만큼 움직였는지를 나란히 놓았다. 광고는 1.72%, 영업이익은 4.26%다. 광고를 크게 흔든 해에도 이익은 그 2.5배로 움직였다. 넷 중 셋(72%)은 광고보다 광고를 뺀 나머지 장사가 더 크게 움직였다.
그림 2 · 광고를 20% 넘게 흔든 해, 광고비는 매출의 1.72%만큼, 영업이익은 4.26%만큼 움직였다
파이프에 비유하면 이렇다. 밸브를 잠가서 물을 아끼려면 그 밸브가 굵은 관에 달려 있어야 한다. 이 업종들에서 광고는 가는 관이다. 이익을 정하는 굵은 관은 광고를 뺀 장사 쪽이다.
줄인 해에 이익이 오른 57곳을 다시 나눠 보면 더 분명하다. 38곳은 광고를 빼고 봐도 장사 자체가 좋아진 해였다. 광고를 줄인 덕에 나빠진 장사를 메워 이익을 지킨 곳은 19곳, 줄인 104곳의 18%다. 장사가 나빠진 해에 광고를 줄인 66곳만 보면, 이익이 오른 곳은 29%였다. 넷 중 하나 남짓이다.
그림 3 · 광고를 줄인 104곳: 장사가 좋아져서 이익이 오른 38곳, 광고를 줄여서 이익을 지킨 19곳, 이익이 안 오른 47곳
광고는 매출의 1.7%를 움직이고 영업이익은 4.3%가 움직인다. 이익의 방향을 정하는 건 광고가 아니라 장사다.
04줄인 만큼 남지 않는다
광고비를 줄인 만큼 이익이 고스란히 남는다면, 광고비를 매출의 1%만큼 줄였을 때 이익률도 1포인트 올라야 한다. 실제로는 0.62포인트였다. 매출이 같은 만큼 움직인 회사끼리 비교했을 때의 값이다. 매출이 같이 빠지는 것까지 그대로 두면 0.22포인트로 더 작아진다. 광고를 줄이는 해에는 매출도 같이 빠지기 때문이다.
그림 4 · 광고비를 매출의 1%만큼 줄이면, 줄인 만큼 남는다면 이익률이 1.00p 올라야 하지만 실제로는 0.62p
나머지 0.38포인트가 어디로 갔는지는 이 자료로는 못 밝힌다. 원가가 빠진 손익 자료가 없어서다.
05크게 줄여야 움직이고, 그 값은 매출이다
줄인 금액을 매출로 나눠 크기별로 갈랐다.
| 줄인 광고비 ÷ 매출 | 건수 | 영업이익률 변화 (가운데) | 매출 변화 (가운데) | 영업이익이 오른 회사 |
|---|---|---|---|---|
| 1% 미만 | 42 | −1.00p | −3.8% | 45% |
| 1~2% | 15 | −0.27p | −3.9% | 53% |
| 2% 이상 | 47 | +2.11p | −5.8% | 64% |
| 그중 5% 이상 | 24 | +4.67p | −12.4% | 63% |
그림 5 · 줄인 크기별 이익률 변화와 매출 변화. 매출의 5% 넘게 줄인 회사는 매출 12.4%를 내놓았다
매출의 1% 아래로 조금 줄인 42곳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이익률이 오히려 1.00p 내려갔다. 매출의 2% 넘게 줄인 47곳에서 이익률이 2.11p 오르는데, 이것도 우연과 가를 만큼 크지는 않다. 확실한 건 대가 쪽이다. 매출이 5.8% 빠졌다. 5% 넘게 줄인 24곳은 이익률이 4.67p 올랐지만 매출 12.4%를 내놓았다. 밸브는 크게 돌려야 잠기고, 크게 돌리면 파이프의 다른 쪽이 샌다.
2024년에 2% 넘게 줄인 21곳의 이듬해를 보면, 광고를 다시 늘리지 않고 그대로 뒀는데 매출이 3.2% 늘고 이익률은 3.99p 더 올랐다. 줄인 뒤 그대로 둔 회사는 두 해째에도 이익률을 지켰다는 뜻이다. 21곳뿐이라 방향까지만 적는다.
늘린 쪽도 크기가 같은 말을 한다. 매출의 2~5%를 더 쓰면 매출이 11.6% 오르고 이익률이 2.75p 빠진다. 5% 넘게 더 쓰면 매출 22.0%에 이익률 1.92p다. 광고는 매출과 이익률을 맞바꾸는 장치이지, 이익률만 따로 조절하는 장치가 아니다.
그림 6 · 광고를 늘린 크기별 매출 변화와 이익률 변화. 더 쓰면 매출이 오르고 이익률은 빠진다
크게 줄인 쪽만 이익률이 움직인다. 확실한 건 매출이다. 5%를 넘게 줄이면 매출이 12% 빠진다.
06광고비는 온도계다
광고를 줄인 해에 매출이 빠진 회사는 61%다. 안 건드린 해는 46%, 늘린 해는 34%다. 회사는 매출이 빠질 때 광고를 줄이고, 클 때 늘린다. 광고비는 경영이 돌리는 밸브이기 전에, 장사가 어떤지 가리키는 온도계다.
그림 7 · 그해 매출이 줄어든 회사 비율. 광고를 줄인 해 61%, 안 건드린 해 46%, 늘린 해 34%
그러니 재무제표에서 "광고를 줄였더니 이익이 돌아왔다"는 문장을 읽으면 03의 57곳을 떠올려야 한다. 그중 38곳은 장사가 돌아온 해에 마침 광고도 줄어 있었던 것이고, 광고를 줄여서 이익을 만든 곳은 19곳이다. 반대 방향도 섞여 있다. 2025년에 광고를 줄인 회사는 그 전해인 2024년 매출이 이미 −0.8%였다(안 줄인 회사는 +2.2%). 이미 식고 있던 회사가 광고를 줄였다는 뜻이다. 이 선택 효과를 걷어낼 수 없어서, 이 글은 "줄이면 안 돌아온다"는 예측이 아니라 "줄여도 절반은 안 돌아왔다"는 관측으로 쓴다.
광고비는 경영이 돌리는 밸브이기 전에 장사가 가리키는 온도계다.
07그래서 무엇을 보나
| 보는 것 | 언제 | 무엇을 하나 |
|---|---|---|
| 광고를 줄여 맞춘 이익률 목표 | 줄인 금액이 그대로 이익으로 계산돼 있다 | 0.62를 곱해 다시 계산한다. 줄인 금액이 매출의 2%보다 작으면 이익률 목표에서 아예 뺀다 |
| 줄인 광고비 ÷ 매출 | 5% 이상 | 매출 −12%를 같은 계획에 적는다. 이익률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
| "광고를 줄였더니 이익이 돌아왔다" | 그해 광고를 뺀 장사가 좋아졌나 | 좋아졌으면 돌아온 건 장사다(57곳 중 38곳). 다음 해 예산을 그 논리로 짜지 않는다 |
| 어떤 광고를 줄이나 | 총액으로 정해져 있다 | 총액으로 줄이면 매출이 5.8% 빠진다. 광고 없이도 왔을 주문을 먼저 갈라야 매출을 안 내놓고 줄일 자리가 보인다(15편) |
| 광고를 늘리는 계획 | 늘린 금액이 매출의 2% 이상 | 이익률 −2.75p를 계획에 같이 적는다. 매출 +11.6%의 값이다 |
08하고 싶은 말
15편은 광고가 성장비가 아니라 유지비라고 했고, 16편은 이익이 곧 현금은 아니라고 했다. 이 글은 광고가 이익을 조절하는 밸브가 아니라고 한다. 셋은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손익계산서 한 줄로 광고 총액을 조절하는 회사는, 그 광고가 어느 주문을 만들었고 어느 주문은 광고 없이도 왔는지 모른 채 돌린다. 그래서 줄이면 절반은 안 돌아오고, 크게 줄이면 매출이 나간다. 돌릴 수 있는 밸브는 총액 아래에 있다. 채널·캠페인·주문 단위로 광고비와 매출을 붙여 놓아야 광고 없이도 왔을 매출이 보이고, 그때 줄이는 광고는 매출을 안 내놓는다.
우리가 하는 일이 대개 이 모양이다. 광고비와 주문을 같은 단위로 붙이는 일이 분석보다 앞에 있고, 대개 그게 실제로 어려운 부분이다.
그걸 붙여서 밸브가 어디 있는지 보이게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부록 — 의심해 본 것과 검산용 숫자
광고비를 다른 계정으로 옮겨 적은 것 아닌가. 광고선전비를 줄이고 판매촉진비나 판매수수료로 옮겨 적었다면 줄인 게 아니다. 판촉비가 세 해 다 있는 55곳에서 광고와 판촉 합계도 줄어든 곳이 91%, 수수료까지 셋 다 있는 28곳에서 79%였다. 옮긴 게 아니라 같이 줄었다.
문턱을 바꾸면 달라지나. 20%·1억 대신 10%·30%·5천만·3억으로 바꿔도 줄인 해에 이익이 오른 비율은 55~58%, 광고보다 장사가 크게 움직인 비율은 67~75%였다.
적자였던 회사가 원래 회복하는 것 아닌가. 전년에 흑자였던 회사만 보면 줄인 해 47%(66곳), 안 건드린 해 43%다. 같은 그림이다. 해마다 보면 2024년은 줄인 해·안 건드린 해·늘린 해가 48%·46%·45%로 같고, 2025년은 61%·49%·54%다. 두 해가 다르다(48 대 61). 업종 다섯 중 넷에서 줄인 해와 안 건드린 해가 10포인트 안에 있다. 음료만 71 대 44인데 14건뿐이다.
처음엔 다른 자로 쟀다가 버렸다. 처음엔 "줄인 광고비 100원 중 이익으로 남은 돈"이라는 비율로 쓰려 했다. 줄인 금액이 작은 회사에서 비율이 터졌다. 가운데 절반이 −142원에서 +185원까지 퍼져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른 회사의 비율과 이익률 포인트로 바꿨다.
검산용. 표 2의 55%·48%·50%가 흔들릴 수 있는 폭(Wilson 95% 구간)은 줄인 해 [45, 64], 안 건드린 해 [41, 54], 늘린 해 [43, 57]이다. 늘린 해 이익률 −1.05p의 폭은 [−2.11, −0.20]으로 0 아래에 있고, 줄인 해 이익률의 폭은 0을 걸친다. 표 3에서 1% 미만 칸 이익률의 폭은 [−2.56, +0.57], 2% 이상 칸 이익률 +2.11p의 폭은 [−0.76, +4.73]으로 둘 다 0을 걸친다. 매출 쪽은 2% 이상 −5.8% [−16.3, −1.2], 5% 이상 −12.4% [−26.0, −4.3]로 둘 다 0 아래다. 5% 이상 칸의 이익률은 +4.67p [−1.18, +6.71]이다. 가운데 값의 폭은 4,000번 다시 뽑아 쟀다. 04의 0.62는 매출 변화·업종·연도를 맞추고 양 끝 2%를 자른 회귀의 계수다(628건, p<0.001). 줄인 만큼 남는다면 1.00이어야 하고, 계수의 95% 구간은 1.00에 닿지 않는다. 매출을 맞추지 않으면 0.22다. 05의 2024년 21곳은 이듬해 매출 +3.2%, 이익률 +3.99p, 광고 −1%였다.
(주: 원자료 — DART 외부감사 대상 법인 감사보고서, 화장품·식품·음료·건강기능식품·전자상거래 5개 업종, 당기·전기·전전기 세 해(2023~2025 회계연도). 업종코드는 같아도 실체가 다른 회사와, 세 해 중 매출 30억 미만·광고비 0인 회사를 뺀 314곳, 회사-연도 628. 모집단은 2026-09-15 자로 얼린 스냅샷에서, 이후 업종코드 오염으로 판정된 5곳을 뺀 것이다. 광고 = 광고선전비 계정만. 줄인 해 = 광고 −20% 이하이고 줄인 금액 1억 이상, 늘린 해 = +20% 이상이고 늘린 금액 1억 이상. 별도 기준 위주. 실명은 쓰지 않았다. 내부 데이터 0건.)
같은 방법을 다른 업종에 적용한다. 병목은 업종마다 다르고, 그 차이를 찾는 것이 이 시리즈가 하는 일이다.
업종 하나의 병목을 공개 데이터로 짚습니다. 새 글이 나올 때만 보냅니다.
여기까지가 공개 데이터로 보이는 것입니다. 재구매·증분·귀속 — 결정을 바꾸는 숫자는 귀사 데이터 안에 있고, 그걸 세울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Lambency가 하는 일입니다.
caffrey.w.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