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BENCY
DeepCaffein · 공개 데이터 시리즈 · 01 · K-뷰티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률이 무너졌다 K-뷰티 D2C 브랜드 8곳 · 광고비와 이익률 · 공개 데이터 분석

Caff · 2026년 8월
사용 데이터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감사보고서, 공개 공시, 채용공고, 페이지 소스. 내부 데이터 0건.

K-뷰티 브랜드사 여덟 곳의 감사보고서를 하나씩 열어봤다. 여섯 곳이 같은 병을 앓고 있었다.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이 내려갔다. 기사들은 대체로 "마케팅비 급증"을 원인으로 적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 돈이 실제로 매출을 만들어냈는지 확인한 흔적은 여덟 곳 어디에도 없었다.

01무슨 일이 있었나

산업 지표만 보면 K-뷰티는 잘나간다. 2025년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12.2%)로 세계 2위, 무역흑자는 처음으로 101억 달러를 넘겼다. 그래서 개별 회사 손익계산서도 비슷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회사매출 성장영업이익영업이익률 변화
A사+67.8%−11.1%34.1% → 18.0% (−16.0%p)
B사+22.0%−10.6%28.2% → 20.6% (−7.5%p)
C사+56.8%−20.8%21.6% → 10.9% (−10.7%p)
D사−13.9%−87.8%획득비용이 매출의 56.4%

성장률이 +68%든 −14%든, 이익률은 같은 방향으로 무너졌다. 성장 여부와 무관하다는 게 이 표의 핵심이다.

02"업계가 다 그렇다"는 틀렸다

"요즘 업계가 다 어렵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래서 집계부터 찾아봤는데, 반대였다. 화장품 82개사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38%p 개선됐다. 대상을 브랜드사 8곳으로 좁혀도 중위 하락폭은 −3.2%p에 그친다.

−16%p가 빠진 회사는 업종 중위의 5배를 잃은 셈이다. 그 차이는 시장이 아니라 회사 안에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더 결정적인 건 같은 조건에서 반대로 간 회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고성장하려면 이익률을 희생해야 한다"는 명제는 업계 법칙이 아니다. 회사별 집행의 문제다.

0% +50% +100% 이익률 변화 0 A사 +67.8% · -16%p B사 +22% · -7.5%p C사 +56.8% · -10.7%p 에이피알 +111% · +6.96%p 달바글로벌 +68% · +0.18%p 코니바이에린 +64% · +9.17%p 매출 성장률 → 영업이익률 변화(%p) ↑
그림 · 같은 성장, 다른 손익 — 매출 성장률 대 영업이익률 변화(FY 최신, 본문 §01·§02 값 그대로). 금색은 실명 반례 — 코니바이에린은 유아용품 D2C(§방법론). D사는 이익률 변화 폭이 본문 기준으로 특정되지 않아 표시하지 않았다.

03그럼 광고비가 범인인가 — 절반만 맞다

하락한 6곳 중 광고비가 주도한 건 4곳이다. 나머지는 다르다. 마녀공장은 광고선전비를 오히려 −8.5% 줄였고, 원인은 매출 감소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일회성 비용이었다. 실리콘투처럼 광고비 비중이 1%대인 유통 마진 구조도 있다.

"광고비 탓"이라는 프레임을 전제로 깔면 이런 회사에는 빗나간다. 진단은 회사마다 따로 해야 한다. 그리고 광고비가 주도한 4곳에서도, 정확한 질문은 "광고비를 줄여라"가 아니다.

그 광고비 중 얼마가 새 매출을 만들었고, 얼마가 어차피 살 사람에게 쓴 돈인가.

이걸 구분하지 못하면 늘리는 것도 줄이는 것도 도박이다.

04왜 아무도 측정하지 않았나

여기서부터가 실은 더 궁금했던 부분이다. 재무제표는 결과만 보여주니까. 그래서 브랜드사 채용공고를 전수로 훑고, 기술블로그와 자사몰 페이지 소스를 하나씩 열어봤다.

조사하면서 오래 남은 장면이 두 개 있다.

한 회사는 채용 페이지에 조직 원칙을 적어 두었는데, 그중 하나가 문자 그대로 "선행지표를 빠르게 검증한다"였다. 좋은 문장이다. 그런데 그 검증을 실제로 수행하는 직무 — 가설을 미리 등록하고, 최소검출효과를 정하고, 유의성을 판정하는 일 — 는 조직 어디에도 없었다. 원칙은 있는데 방법이 없는 상태다.

다른 회사에서는 대시보드 관리가 시급 1만원대 아르바이트 업무로 올라와 있었다. 수천억을 굴리는 브랜드에서, 숫자를 보는 자리의 값이 그렇게 매겨져 있었다.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다. 데이터는 쌓이는데 볼 사람이 없다. 도구는 채널마다 따로 놀고, 고객 단위로 붙여서 "이 돈이 회수됐는가"를 답하는 계층만 통째로 빠져 있다.

05마지막 클릭 ROAS가 못 보는 것

대부분의 브랜드가 보는 지표는 마지막 클릭 기준 ROAS다. 이 지표에는 구조적인 구멍이 하나 있다. 어차피 살 사람이 광고를 한 번 클릭하고 사면, 그 매출도 광고 성과로 잡힌다는 것. 브랜드가 클수록, 재구매가 많을수록 이 구멍은 커진다.

증분은 완전히 다른 질문이다. "이 광고를 켜지 않았다면, 이 매출이 있었을까?"

이걸 답하려면 비교군이 있어야 한다. holdout을 남기거나, 지역을 나눠 실험하거나, 최소한 가설과 판정 기준을 미리 정해 두거나. 리포트를 잘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실험을 설계하는 문제다. 그래서 대시보드를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도 여기엔 도달하지 않는다.

06공개 데이터로 어디까지 보이나

보이는 것 — 광고선전비·판매수수료·판매촉진비의 절대액과 매출 대비 비중, 3년 추이, peer 대비 초과분, 판관비 구성 변화, 재고자산 증가율 대 매출 증가율, 채널 구조(수수료 채널이 전사보다 빠른가 느린가), 마케팅 스택, 데이터 조직의 유무.

보이지 않는 것 — 증분 그 자체, 채널별 실제 기여이익, 재구매와 LTV, 매장별 sell-through. 이것들은 내부 데이터(광고 계정, 자사몰 주문, 채널 정산, 리테일러 EPOS)가 있어야 계산된다.

그래서 공개 자료로 하는 진단은 "어디를 봐야 하는가"의 가설이지 증분 측정 결과가 아니다. 이 경계를 흐리는 분석은 첫 반문에서 무너진다.

07그래서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는가

여기까지가 밖에서 보이는 것이다. 관찰만 내놓으면 읽는 사람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니, 우리가 이 상황에서 실제로 쓰는 자를 적는다.

광고비를 예산이 아니라 회수 기한이 있는 대출로 다룬다. 예산은 다 쓰면 끝이지만 대출은 갚아야 한다. 그러면 물어볼 것이 하나로 좁혀진다 — 이 돈은 언제 돌아오는가.

회수기간 = 신규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쓴 돈 ÷ 그 고객이 한 달에 남기는 기여이익

임계값은 재구매 주기에 건다. 업종마다 다르므로 절대 개월 수로 정하지 않는다.

회수기간판단그러면 무엇을 하는가
재구매 주기 1배 이하건강더 넣는다. 여기서 예산을 아끼는 것이 손해다
1 – 2배관찰유지하되 월 단위로 다시 잰다. 악화되면 즉시 줄인다
2배 초과손실그 채널은 성장이 아니다. 중단하거나, 회수기간을 줄일 방법을 먼저 찾는다

2배를 선으로 잡은 이유는 단순하다. 회수가 재구매 주기의 두 배를 넘으면 다음 구매가 오기 전에 이미 그다음 광고비를 쓰고 있다. 그때부터는 성장이 아니라 자금 조달 문제가 된다.

08이 계산에서 갈리는 네 가지 선택

회수기간이라는 개념 자체는 새롭지 않다. 결과를 바꾸는 것은 계산할 때 내리는 선택들이고, 그게 이 일의 실체다.

공개 자료로는 여기까지 계산할 수 없다. 광고 계정과 주문원장이 고객 단위로 붙어 있어야 한다. 다만 이 자가 없으면, 광고비를 늘릴지 줄일지는 끝까지 취향의 문제로 남는다.

09그래서 이 글이 하고 싶은 말

광고비 논쟁은 늘 「늘려라 / 줄여라」로 벌어지는데, 그 싸움엔 답이 없다 — 어느 쪽도 증분을 모른 채 싸우기 때문이다. 성장이 이익률 하락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같은 해에 +111% 성장하면서 이익률을 올린 회사가 있다. 광고비를 회수 기한이 있는 대출로 다루고 회수기간을 재라 — 선은 재구매 주기의 2배다. 그 계산이 아직 안 되는 상태라면, 광고비 액수보다 그게 먼저 고칠 문제다.

어느 자리에 있든먼저 보면 좋은 것
성장 중인데 이익률이 빠지는 브랜드§01 표에서 자기 자리부터. 성장률은 하락을 설명하지 않는다 — 회수기간 계산이 되는 상태인지가 먼저다
광고를 줄일까 고민 중인 곳§03 — 하락 6곳 중 광고비가 주도한 건 4곳뿐이다. 자기 회사가 어느 쪽인지 모르면 줄이는 것도 도박이다
마케팅·데이터 책임자§04 채용 실측 — 도구가 아니라 판단 계층이 비어 있다. 증분을 판정하는 직무가 조직 어디에 있는가
재무§07 표 — 회수기간이 재구매 주기 2배를 넘는 채널은 성장이 아니라 자금 조달 문제다

방법론 · 한계

  • 재무 수치는 전부 DART 감사보고서 원문 대조. 별도/연결 기준을 확인하지 않은 비교는 하지 않았다.
  • peer 중위와 초과 하락분은 브랜드사 8곳 수동 계산치다.
  • 일부 회사를 익명 처리한 것은 개별 기업 평가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대상은 개별 회사가 아니라 업종 전체에 반복되는 구조다.
  • 에이피알의 이익률 개선은 측정 체계 때문이라는 근거가 없다. 공시상 동인은 매출 2.1배 성장에 따른 분모효과, 디바이스–화장품 락인, 인지도 선순환이다.
  • 코니바이에린은 화장품이 아니라 유아용품 D2C다. 광고비–성장 구조의 비교 사례로만 인용했다.

여기까지가 공개 데이터로 보이는 것입니다. 재구매·증분·귀속 — 결정을 바꾸는 숫자는 귀사 데이터 안에 있고, 그걸 세울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Lambency가 하는 일입니다.

caffrey.w.lee@gmail.com